[시사만평] 교통사고 시 '보상금'
[시사만평] 교통사고 시 '보상금'
  • 정진호 작가
  • 승인 2019.03.09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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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평 정진호 작가】 교통사고로 입원해 있다 보면 보상에 대해 아는 척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J씨는 40초반의 남자로 그림과 같은 상완골 원위부 골절이었습니다. 그의 눈은 항상 뭔가를 꾸미고 있는 듯 했습니다. 비슷한 또래인 저보다 며칠 먼저 입원했을 뿐인데, 보상에는 박사인냥 떠듭니다. 겨우 인터넷이나 귀동냥으로 들은 지식이 전부인 것 같은데 말입니다.

“김형, 상완골 골절 근위부 골절 보상은 말이오. 나에게 맡기시오. 내가 잘 아는 변호사가 있소,”

저의 친형이 변호사라 그런 걱정은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공교롭게도 J씨와 저의 부상 부위는 같았습니다. 진단 주수도 8주로 같았습니다. 그와 함께 앞으로도 6주 이상을 같이 있을 것을 생각하니 좀 힘들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저 보다는 간병하는 그의 아내가 더 힘들어 보였습니다. 상완골 근위부 골절은 교통사고 상해 5등급으로 15일 동안 하루 간병비 94,980원이 지급되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늘 그늘이었습니다.

오늘 또 J씨가 몰래 술을 마시고 온 모양입니다. 정형외과 환자들은 내과 환자들과 달리 속은 멀쩡하니 틈만 나면 술을 마시려고 합니다. J씨의 부인은 그런 그를 아주 힘들어 했습니다.

“40대 남자. 무과실. 8주. 골두(뼈의 머리)나 분쇄골절이 있다면 12주까지 가능하지. 여기서는 8주 짜리를 놓고 말하겠소. 보상은 최소 2~3천 정도 받아야 하지. 간병비 포함해서 말이야.”

“왜냐하면 상완골 근위부 골절 장애율이 18%로 한시 장애 3~5년이니까. 그리고 이 병원은 장애진단을 짜게 준다고 장애는 다른 병원에서 받아야 할 거야.”

혀가 짧은지 계속해서 반말로 충고를 합니다. 그런 남편의 태도가 부끄러웠는지 그의 아내는 남몰래 병실을 빠져 나갔습니다.

며칠이 지났습니다. J씨가 옥상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의 얼굴이 미남이라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떠벌이지 않고 있으니 정말 미남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어깨를 들먹이며 울고 있었습니다. 그의 아내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상완골 근위부의 골절 수술을 하고 무과실이면 3~4천 정도는 받아야 한다고 변호사인 형이 말해 주었습니다. J씨의 말이 틀린 것이었습니다. 그는 아내가 가출한 뒤로 서둘러 합의하는 바람에 그 보다 못한 합의금으로 합의를 했다고 합니다.

병원 생활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스마트 폰으로 영화를 많이 봤습니다.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대사가 하나 있었습니다. 영화 ‘헬프’에서 나오는 대사입니다.

“사람은 매일 죽어서 땅에 묻히기 전에 아침에 눈뜨면 뭔가 결정을 해야 한다우”

“오늘도” “남들이 하는 나쁜 말을 믿어야 하나?”

“듣고 있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