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만평] 경추 골절 교통사고 보상은?
[시사만평] 경추 골절 교통사고 보상은?
  • 정진호 작가
  • 승인 2019.0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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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호 작가】아버지는 내 시선을 피하며 어렵게 한 마디를 했다.

“너...조만간 놀라게 될 거다.”

나는 아버지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요. 왜요? 교통사고로 5번 6번 경추압박골절로 금속판 전방고정술을 한 아버지를 보고서요?”

아버지는 얼굴에 그렇지 않다는 표정을 만들려고 애쓰며 말했다.

“니가 애비가 된다는 건 모든 걸 바꿔버린단다. 한 밤중에 애기 우유도 먹여야 하고, 기저귀도 갈아야 되고, 애기 트림도 봐줘야 하고 말이다.”

내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 중에서 하나라도 나에게 하신 게 있나요?”

얼굴을 붉히며 아버지가 말했다.

“아니, 하지만 그게 얼마나 힘든 건지는 들어서 알고 있다.”

평생을 밖으로 돌다가 이렇게 병원에 누워 계셔야 만날 수 있는 사람이다. 경추의 압박골절은 웬만한 충격으로 발생하지 않는 중상이라고 한다. 아버지가 몰던 승용차가 마주오던 트럭과 정면충돌로 아버지는 과실이 없다고 했다. 몸이 차 밖으로 튕겨져 나가 입은 중상이었다.

‘몸이 튕겨져 나갈 정도면 현장에서 죽었을 수도 있었겠다.’ 나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소름이 돋거나 자책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아버지는 나에게 이름뿐이었기 때문이다.

“보험사와 합의는 니가 좀 봐줘야 할 것 같다. 내 과실도 없고 경추의 장해률은 27%로 영구장해다. 간병비 포함해서 9천만 원 정도는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니 통장으로 입금해 주고 싶다.”

나는 순간 눈을 감았다. 귓속에 모기 한 마리가 들어가 있는 모양이다.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고 윙윙 소리만 들릴 뿐이다.

“그런 보상금으로 이제 뭔가를 해 보시려고요?”

나는 아버지와 화해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 이 말을 듣기 전 까지는

“나는 사람들을 실망시키는 것이 특기지만...태어날 아이에게는 그렇고 싶지 않다. 아이를 위해서 써 주기 바란다. 나는 이미 대장암 4기이기 때문에....”

“!!”

마음을 무너뜨려야 제자리로 돌아갈 때가 있다. 이제 내 마음이 무너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