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춘천~속초 고속화철도의 전략환경영향평가 통과에 관한 입장
[칼럼] 춘천~속초 고속화철도의 전략환경영향평가 통과에 관한 입장
  • 환경교육뉴스
  • 승인 2019.05.02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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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설악산국립공원을 관통하는 동서고속화철도사업이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통과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강원도를 방문했고 이 자리에서 사업추진을 점검하겠다고 말한 지 3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그동안 환경부는 불가피한 사유를 근거로 두고 국립공원 관통에는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무너졌다. 보다 정확히는 나름 지켜왔던 법과 원칙보다 정권의 비위를 맞추는 길을 선택했다고 평가한다.

거두절미하고 춘천~속초 간 동서고속화철도가 건설되면 강원도 화천, 양구, 인제 등 민북지역은 망한다. 이른바 빨대효과(straw effect)가 발생할 것이다. 지역 경제는 대도시인 속초로 종속되고 각 지역은 경제 독자성을 상실할 것이 자명하다. 또한, 강원권에는 주요 교통망으로 서울~양양고속도로와 강릉 KTX고속철도, 제2영동권고속도로와 양양공항, 미시령 도로가 이미 건설되어 있다. 추가 교통망을 건설한들 중복투자와 수요한계, 교통망의 경합으로 인한 분산영향으로 연쇄적자가 발생할 것도 분명하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주장이 아니다. 정부가 지난 20년 간 세 차례 실시한 예비타당성보고서에 정확하게 적시되어 있다. 현재에 이르러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 강원도가 미시령도로 건설로 민자도로운영사에 지급 할 혈세만 4,300억 원이고, 노선이 건설되고나서 지역패싱현상이 발생하고 있어 주변지역 경제는 망해가고 있다. 양양공항도 마찬가지다. 연간 200만 명을 예상했지만, 매년 적자에 실제 이용객은 3만 7천여 명에 불과하다. 모두 쪽박이 났다. 문재인 정부는 고속화철도 추진이 강원도에 미칠 심각한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다. 총선만 생각하고, 훗날 책임은 나 몰라라 하고 있다. 토건세력과 이에 빌붙은 최문순 강원도지사에게 놀아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동서고속화철도는 1987년 제13대 대통령 선거 당시 노태우 후보의 말 한마디로 시작된 사업이다. 세 차례의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됐지만, 타당성이 없어 좌초되었다. 그러다가 2016년 박근혜의 말 한마디로 재추진되었고, 당시 기획재정부는 경제성 0인 사업을 하루 만에 재승인한바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MB만 경제성이 없다고 두 번이나 사업을 걷어찼었다. 돌이켜보면, 대통령들의 말 한마디로 사업추진이 좌지우지되어 왔다. 그래서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아쉽다. 그 의도가 어떠했든 간에 사심만이 가득한 세력들에게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흑산공항 심의는 일방적으로 중단되고, 북한산국립공원을 관통하는 GTX-A 사업이 허가됐다. 설악산케이블카사업 문제는 환경적폐로 규정되었음에도 해결책 마련 없이 방관하고 있다. 동서고속화철도사업을 통과시키면서 갈등의 짐을 국립공원위원회로 던져버렸다. 현안해결능력이 부재한 문재인 정부의 국립공원 정책이 빛 좋은 개살구라고 평가받는 이유이다.

동서고속화철도는 여·야할 것 없는 정치권의 총공세에도 법과 원칙에 맞는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이뤄져야 했고 정권은 그 책임성을 보장해줬어야 했다. 그러나 정치권의 당리당략에만 힘을 실어줬고, 계획의 적정성과 입지 타당성을 검증할 기회를 무력화 시켰다. 사업비로 투입되는 국비 2조2천억 원은 세금낭비로, 사후 손실비용은 고스란히 강원도가 짊어져야 할 것이 뻔 한 상황이다. 복합적으로 발생할 악영향은 예측하기도 어렵다. 문재인 정부는 그 불필요한 책임을 미래세대에게 떠넘긴 것이다. 소통과 정의로움을 내세웠던 문제인 정부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나? 실망을 넘어 실소만 나올 뿐이다. 이젠 그런 말을 할 자격조차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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