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자연을 사랑하고 환경을 아끼는 '공원관리인'
[기고] 자연을 사랑하고 환경을 아끼는 '공원관리인'
  • 이향주
  • 승인 2019.07.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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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게 물려주어야 할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보존하는것은 우리들의 의무
비오는 날 구지공원을 관리하는 이향주씨
비오는 날 구지공원을 관리하는 이향주씨

 

【환경교육뉴스】 연일 비가 내린다. 집안은 눅눅하고 출근길도 불편하다.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비가 많이 와서 약속도 취소했다며 비 좀 그만 왔으면 좋겠다고 불평을 한다. 불편하다고 비가 그치기를 바라니 그럴만도 하다. 통화를 마치면서 나더러 비오면 할 일 없어서 좋겠다고 한다. 그 할 일이란 나의 업무를 말하는 것이다.

내 직장은 작은 도시공원이고 내 업무는 공원관리이다. 그러나 나는 비가 오면 할 일이 더 늘어난다. 평소에 하던일 외에도 비바람에 떨어진 잔가지를 모아서 치우고, 넘어진 나무는 다시 심거나 잘라서 치워준다.

또한 비에 젖은 나뭇가지들이 보행자들에게 지장을 줄 때는 가지를 쳐줘야 하고 다시 심기도 해야 한다. 그뿐인가 빗물에 쓸려온 낙엽 등이 배수로 입구를 막지 않도록 수시로 배수로 관리하기다(이 일은 매우 중요하다), 심지어는 밤새 기분 좋게 음주하고 공원에서 주무시다 아침을 맞이하는 분들도 계시다.

어쩌겠는가 그분들이 비가 와서 오도가도 못한 경우도 허다하니 우산까지 챙겨 귀가시키기, 들고양이 비 피할 자리 마련해주기 등 비오는날은 일하다 보면 점심을 거를때도 있다. 내가 하는 일은 어찌보면 완전 육체노동이다.

그러나 가끔 헤르만 헷세의 ‘정원일의 즐거움’을 떠올리며 내가 참 멋진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는다. 작은 도시이지만 이 도시공원을 찾는 사람들은 무척 많다. 매일 찾는 오는 사람도 있고 가끔 오는 사람도 있고 이 공원이 많은 사람들에게 편안한 쉼터가 되기도 하고 운동하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이럴진대 내가 어떻게 이 공원관리를 소홀히 하겠는가? 공원에 대한 애정과 자연에 대한 고마움이 없이는 힘든일이다. 나는 비가 와서 좋다. 어쨌든 비는 흡족하게 많이 와야 한다.

비는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얻어지는 하늘이 내려준 천연자원이다. 우리를 살리는 생명수이며 자연만물이 물로 살기 때문이다. 또한, 비는 지구 전체를 씻어주는 샤워기이다. 대기오염, 미세먼지, 녹조현상, 오·폐수,  아파트건물, 공장건물 등 위에서부터 깨끗하게 씻어 때를 벗겨준다.

더불어 바닷물을 뒤집어 바꿔줌으로서 온난화를 방지하고 무서운 자연재해를 예방해준다. 물론 폭우로 인한 피해도 많다. 주택과 도로가 침수되고, 애써 지은 작물이 망가지고, 인명피해 재산피해를 입지만 자연재해 앞에 인간은 무기력하며 속수무책이다. 그럴땐 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

도시의 숲에서 공원을 관리 하는 사람으로서 지역주민들이 자연이 주는 이 환경에서 산책도 하고 휴식도 취하는 것을 보면 힘든일이 많아도 보람이 더 크다.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사회적으로 건강한 삶과 더불어 삶의 질도 높아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런 것이 곧 환경복지가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다.

도시에서 공원의 가치는 물리적 휴식만 주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풍요까지 누리게 하는 효과는 매우 크다. 어떤 사람은 공원의 푸른나무를 보고 한편의 시를 지었음직하고, 어떤 사람은 멋진 노래를 만들었음직하지 않은가?

이처럼 자연이 주는 혜택을 생각하면 저절로 감사가 나온다. 더운 여름 그늘을 만들어 온도를 낮춰주고 이산화탄소도 흡수해주고 미세먼지를 줄여주는 공원의 나무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도 내 일과 중 하나다. 나무 한그루당 약 3.75g의 미세먼지를 흡수한다고 하지않은가?  이런것들은 경제적 가치로 환산할 수도 없을만큼 귀한 것이다.

매일 공원 이곳저곳에 쉽게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것은 단지 나의 업무여서 만이 아니다. 남들보다 자연과 환경을 보호하는데 더 관심을 갖다보니 이런일을 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자연이 훼손되는 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당장 표가 나지 않으니 함부로 대하고 아끼지 않으면 우리의 자녀들이 무서운 댓가를 치루게 될까 심히 염려된다. 주변에서 유별나다는 말을 많이 듣지만 나는 공원관리인이고 나의 자연사랑 환경사랑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부천시 상동 구지공원 관리인 이향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