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익수 칼럼] 혁신의 툴, 환경안전품질책임제 RBPS
[한익수 칼럼] 혁신의 툴, 환경안전품질책임제 RBPS
  • 한익수 칼럼니스트
  • 승인 2019.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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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환경이 바로 내 모습 성공경험시스템 구축
한익수 (RBPS 경영연구소, CEO, 작가)
한익수 (RBPS 경영연구소, CEO, 작가)

【환경교육뉴스=한익수 칼럼니스트】 H사 사장으로 일을 시작할 무렵이다. 산업단지 내에 새 공장을 지으면서 직원들의 복지시설 확충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어느 회사 못지않게 깨끗하고 널찍한 식당도 마련했다. 직원들이 모두 좋아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가 생겼다. 식당을 오픈 한지 몇 주가 지나자 깨끗한 식당이 오염되기 시작했다. 식사시간이 끝나면 식당 바닥에 신발자국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더러워지기 시작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사장으로서 고민이 깊었다. 어느 날 아침 일찍 출근해서 공장 주변을 자세히 돌아 보았다. 아직 공단 조성이 끝나지 않아 주변 도로에서 공장으로 흙먼지가 유입되고 있었고, 구 공장에서의 습관대로 쓰레기를 버리는 직원들도 있었다. 식당이 깨끗하게 유지되려면 주변 환경이 깨끗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근무 시작 30분 전에 출근했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혼자 빗자루를 들고 정문 앞 청소를 시작했다.

청소를 시작한 지 며칠이 지나자 한 임원이 와서 “사장님, 빗자루 주세요. 제가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김 전무, 나는 청소를 계속할 생각이니 하고 싶으면 함께 합시다.” 임원들과 함께 한 달가량 매일 아침 청소를 하니 정문 주변이 깨끗해졌다. 어느 날 청소를 마친 후 커피를 함께하면서 나는 이런 제안을 했다 “이제 정문 앞은 많이 깨끗해져서 나 혼자 청소를 해도 될 것 같아요. 여러분들도 계속 청소를 하고 싶으면 여러분 공장 앞에 가서 하면 좋겠어요.” 공장장들이 자기 공장 입구에서 청소를 하면서 부서장, 감독자들이 빗자루를 들기 시작했고, 전 직원들이 아침청소에 동참했다.

이렇게 몇 달이 지나니 식당 오염 문제가 해결되었고 공장 바닥도 식당 수준으로 깨끗해졌다. 먼지 없는 깨끗한 공장으로 변화하니 직원들은 일할 맛 나는 분위기라며 모두 좋아했다. 직원들은 아침 청소를 시작하면서 주인의식과 책임의식이 생겼다. 이러한 책임정신은 각자 일하는 작업장의 환경, 안전, 설비, 품질에까지 영향을 주게 되어 안전사고, 장비고장이 줄기 시작했고, 품질도 획기적으로 좋아졌다.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여느 중소, 중견기업과 다름없이 인력난과 잦은 인원 변동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던 H사, 3년 만에 생산성, 품질, 안전사고율 등 기적 같은 혁신을 이루었다.

모기업으로부터 품질 최우수상을 받았고, 대한민국 기업혁신 대상도 수상했다. 그 후 H사는 벤치마킹하러 다니던 회사에서 국내외 유수기업들이 벤치마킹하겠다며 줄을 잇는 회사로 변했다. 이러한 혁신의 비밀은 무엇인가? 놀랍게도 혁신의 시작은 청소였다. 빗자루 하나로 시작된 혁신 운동이 놀라운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회사는 매일 아침 업무 시작 전, 15분간 사장을 포함한 전 직원들이 함께 아침청소(Morning Event)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습관이 되었다. 청소를 하면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그날그날 즉 실천할 개선활동을 실시한다.

청소는 점검이다. 문제점을 발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청소다. 이러한 성공 경험을 시스템으로 구축한 것이 환경안전품질책임제(RBPS : Responsible Boundary Production System) 혁신 시스템이다. “세상을 바꾸고 싶으면, 이불부터 정리해라” 윌리엄 맥레이븐, 미 해군 대장의 말이다. 혁신의 시작은 나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바꾸려고 하면 저항하게 되어 있다. 남을 바꾸려면 내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청소에는 사람을 바꾸는 힘이 있다. 스스로 청소를 하는 사람은 담배꽁초나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오염물질을 만들지도 않는다.

청소도 스스로 하면 레크리에이션이고 시켜서 억지로 하면 노동이다. 주변 환경을 깨끗이 하면 머리도 깨끗해지고 마음도 깨끗해지고 영혼도 맑아진다. 주변환경이 내 모습이다. 몸을 깨끗이 하면 건강이 확보되고, 집안을 깨끗이 하면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있다. 공장을 깨끗이 하면 의식개혁을 바탕으로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어 일류기업의 꿈을 이룰 수 있고, 나라를 깨끗이 하면 질서와 안전이 확보되는 살기 좋은 선진국이 될 수 있다. 지구촌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자기가 생활하는 환경의 품질을 스스로 책임지는 문화가 정착된다면 미세먼지 없는 깨끗한 지구촌 건설도 가능해질 것이다.

성공적인 개혁을 위해서는 제도개혁도 중요하지만 리더의 솔선수범을 통한 의식개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개혁은 100가지 이론보다 한 가지라도 리더의 솔선수범이 더 효과적이다. 만약 대통령을 위시해서 각계각층 리더들이 솔선수범하고 온 국민이 매일 아침 딱15분간만 빗자루를 든다면 대한민국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온 국민의 의식이 바뀌고, 책임의식이 생겨서 질서와 안전이 확보되고 사회 갈등이 줄어들 것이다. 사람을 바꾸는 힘이 청소에 있다는 것을 거듭 강조하는 것은 RBPS가 정착되는 곳에 놀라운 변화가 있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