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익수 칼럼] 도로 환경 처음부터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한익수 칼럼] 도로 환경 처음부터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 한익수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2.1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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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익수(RBPS 경영연구소, CEO, 작가)
한익수(RBPS 경영연구소, CEO, 작가)

【환경교육뉴스=한익수 칼럼니스트】 오래전 시화공단으로 출퇴근한 적이 있었다. 차를 타고 외곽 순환도로를 지나다 보면 상습 정체구간을 만나게 된다. 중동역 부근이다. 이곳으 통과하는데 러시아워에는 반 시간 정도는 족히 걸린다. 누군가가 한번 잘못 만들어 놓은 도로 구조 때문에 하루에도 수만 명의 시민들이 교통체증을 겪어야 한다.

시화공단 진입로에 들어서면 왕복 6차선 중앙에 화단이 조성되어 있고, 화단 가운데 가로수가 심어져 있다. 그런데 비가 오는 날이면 도로 중앙에 있는 화단에서 흙이 도로 쪽으로 흘러내려 공단 전체를 오염시키는 것을 볼 수 있다. 공단이 조성된 지 30년이 지났는데도 흙은 계속 흘러내리고 있다.

청라국제도시 입구, 경서동에서 송도 신도시 쪽으로 가는 도로 역시 마찬가지이다. 건설된 지 20년이 지났는데도 도로 가운데 있는 화단에서 흙이 계속 흘러내리고 있다. 도로 중앙 화단 구조가 잘못 조성된 것이다. 화단이 무덤처럼 소복하게 만들어져서 화단과 도로 사이 경계석이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이런 구조는 전국 어디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도시가 깨끗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도로가 깨끗해야 한다. 또한, 도로가 깨끗하려면 처음 도로를 설계하고 만들 때부터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청소는 나중의 일이다. 화단을 조성하는데 있어서도 최적의 구조를 고려해야 한다. 적어도 화단이 경계석보다는 낮아서 흙이 도로에 흘러내리지 않게 하는 것은 설계의 기본이 아닌가 말이다.

얼마 전 친구들과 서울시청 앞 광장을 지나는데 한 친구가 서울시청 신청사에 관한 이야기를 꺼낸다. "이 건물은 아무리 봐도 주변 경관과 너무 안 어울리네. 자네 생각은 어떤가?" 이곳을 지나는 사람마다 한마디씩 한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이 건물은 건축 전문 잡지 공간(APACE)이 건축 전문가 100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최악의 한국 현대건축물 1위’에 뽑혔다고 하니 처음부터 논란이 되었던 모양이다.

거리를 지나다 보면 주변 경관과 잘 어울리지 않는 건축물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 외관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몇 년 안되어 흉물로 전락되는 건물을 짓는 것은 재앙이다. 자연스러운 것이 아름다운 것이다. 자연과 인간이 함께 호흡하지 않는 디자인이나 건축물은 남을 의식하지 않고 혼자만 떠들어대는 사람처럼 불편하게 느껴진다.

사람들이 북유럽을 많이 찾는 이유는 자연과 건물들이 잘 어우러진 아름다움을 보기 위함이다. 노르웨이 플레엔 산 전망대에서 베르겐을 내려다보면 붉은색 지붕의 건물들이 자연과 잘 어우러져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베르겐 거리에는 16세기 이전에 지은 목조 가옥들이 지금도 아름답다. 노르웨이 정부는 자연과 건 구축물들이 잘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경관을 지켜나가기 위해 국내외 많은 건축 전문가들을 동원해 최적의 조화를 만들어 내는데 아낌없는 지원과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얼마전 폴란드 루블린에 와서 올드타운 근방에 살집을 구했다. 비교적 깨끗하고 새집 같은 느낌이 드는 아파트다. 그런데 현관문 위를 자세히 보니 '1913'이라고 적혀 있다. 지은지 100년이 지난 아파트인데 골조는 그대로 두고 외관만 수리한 것 같다. 30년도 안되어 아파트를 통째로 부수고 재개발하는 우리의 현실과는 차이가 많다.

모든 관리의 기본은 원류관리이다. 웅덩이의 물을 깨끗이 하기 위해서 정화제를 사용하는 것은 긴급조치이고, 웅덩이로 흘러 들어가는 물을 깨끗이 하는 것은 원류관리이다. 모든 물건은 만들 때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잘못 만들어 놓고 수리하는 것은 낭비이다.

품질관리기법 중에 공정품질 확보(Built-In Quality)란 말이 있다. 품질은 공정에서 확보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공정품질확보의 기본 개념은 ‘불량품은 전 공정에서 받지도 말고, 만들지도 말고, 후 공정으로 보내지도 말자’라는 것이다. 환경도 마찬가지이다. 처음부터 제대로 만들지 않으면(Built-In Environment) 많은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고 낭비를 양산하게 된다. 환경이든 제품이든 만들 때 처음부터 제대로 만들어야 후환이 없다.

 

RBPS 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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